(7일차) 14일 금식, 체지방이 빠졌는데 근육량은 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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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차) 14일 금식, -1kg! 다시 감량기에 돌입하다.

 

14일 금식, 7일차 몸무게 (샤오미 체중계 2 측정)

 

 

 

 

1.

최대한 점잖게 글을 쓰는 것이 목표였지만, 오늘은 호들갑을 좀 떨어야겠다.

오늘의 몸무게 사진이다.

응? 0.1kg밖에 안 빠졌는데 호들갑이라니? 싶은 사람들이 대다수일텐데

아래 수치를 확인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샤오미 체중계 2를 통해 측정했으며

괄호표 안의 수치는 어제의 것과 비교한 것.

 

1. 체중 81.3kg (-0.1kg)

2. BMI 28.4 (-0.1)

3. 체지방: 27% (-0.2%)

4. 기초 대사량: 1761 (-1kcal)

5. 내장지방 점수: 11 (-)

6. 단백질: 19.2% (+0.1%)

7. 근육량: 56.3kg (+0.1kg)

 

보았는가?

분명 체지방은 0.2% 줄었는데

근육량은 0.1kg이 늘어났다.

근육량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모자라 늘어났다. 금식을 위해 세운 가설들이 하나하나 맞춰져가는 기분이다.

기분 좋다. 피자를 시켜먹고 싶어질 만큼... 이 기쁨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할까?

 

 

 

첫날(6월 6일) 수치를 어제(6월 12일)와 비교했을 때의 몸무게 변화 사진이다.

 

 

 

 

2.

물론 슬픈 점도 있다.

오늘 애플워치를 확인해 보았을 때, 운동을 96분이나 힘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지방은 고작 200g도 아니고 189.8g밖에 빠지지 않았다. 솔직히 0.8은 1로 쳐줘야겠다. 190g 감량.

체중계에 처음 올라갔을 때 아니 이게 뭐야? 내가 오늘 운동한 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근육량을 보고 육성으로 헉 소리를 냈다.

 

 

 

3.

이쯤에서 공복 3 일 이후의 몸 상태를 설명해보겠다.

이전까지의 일명 '기아 상태'에서는 글리코겐이 고갈되었기 때문에 단백질을 대사의 주 원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약 3일 이후, 간은 한 번 더 대사방식을 전환하여

체내의 단백질을 유지하려는 상태를 띄게 된다.

 

그러면 탄수화물은 안 들어오지, 단백질은 유지해야 하지, 남은 원료 후보는?

바로 우리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지방이 원료가 되는 것이다.

간은 약 3일 이후부터 지방분해모드로 들어가 케톤체를 원료로 보급하기 시작한다.

케톤체는 몸으로 퍼지며 근육, 심장, 뇌 등의 원료가 된다.

 

위에서 말한 지방분해모드는 체지방이 바닥나는 순간 끝이 난다.

원료로 쓸 지방이 바닥나면 간은 남겨두었던 단백질, 즉 근육을 분해하기 시작하고

심하면 체내 장기까지 분해하여 연료로 쓴다고 한다. 무섭다.

아사자들을 부검해보면 장기가 일반인보다 작다고 한다.

 

 

 

4.

어쨌든 요점은 무엇이냐?

이제 내 몸은 단백질을, 즉 근육을 잘 보존하고 있다. 오늘 같은 경우 늘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대신 체지방은? 태워 없앤다.

모든 헬스 매니아들과 건강 매니아들의 꿈인 체지방은 태우고 근육량은 늘리는 마법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물론 혹자는 말하겠다.

'인바디가 정확한 수치를 보여주는 것은 아닌데,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

오버하는 거 맞다.

사실 내일 다시 재 보아야 지금까지의 가설이 맞냐, 틀리냐가 더 정확해진다.

그런데 나는 당장 오늘 결과가 이렇게 나왔으니 그냥 신나하는 것이다.

내일까지 근육량이 늘거나 유지됨과 동시에 체지방은 감량되면 내 가설은 더 확실한 확인을 받게 된다. (사실 별로 기대 안 한다.)

 

 

 

5. 

앞서 말했듯이 오늘은 96분을 운동했다. 

트레드밀 포함 7.4km를 걷고 뛰었다.

트레드밀은 3분 30초를 5km/h의 속도로 걷고, 1분 30초를 8.8km/h의 속도로 뛰는 5분 루틴을 만들어

여섯 번 반복해 총 30분을 시행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데 마스크 때문에 죽을 맛이었다.

내 조그마한 원룸에 트레드밀을 놓을 수만 있다면.

 

무산소는 약간 했다. 했다기도 뭐할 정도로 했다.

개인 벤치프레스 최고 기록이 70kg인데 반도 안되는 35kg을 7/7/6회 3세트, 30kg을 9/7/7/6회 4세트를 시행해

총 7세트를 완료했다.

숄더프레스는 20kg의 무게로 8/8/8/7/7회 총 5세트. 

누가 보면 근육 하나도 없는 마인부우가 운동하는 모양새라고 생각할 만한 무게였다.

좀 쪽팔렸지만, 옆자리에서 체스트프레스를 노 젓듯 휘적거리는 학생을 보면서

다시금 결의를 다졌다.

 

 

 

6.

오늘의 수면시간은 11시간 20분이었다.

많이도 잤다. 운동 전 과제를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집중력이 올라가는 건지, 평소 같았다면 미루고 미루면서 안 했을 것 같은 과제들을

몇 시간만에 다섯 개 모두 끝내버렸다.

뭔가 글 쓰는 속도도 빨라지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몸엔 힘이 별로 없다. 황금 밸런스인가.

 

 

 

7.

그리고 오늘은 제로펩시를 마셨다. 이유가 있다.

영양제를 먹는 날인데, 섭취하는 영양제 중 라이프 익스텐션 사의 투퍼데이의 향이 너무 역해서

모든 영양제를 평소처럼 한 번에 입에 넣었는데 못 삼키더니

곧이어 구역질이 나면서 싱크대에 모두 뱉어버렸다.

뱉어버린 것도 모자라 구토도 했다. 투명한 위액이 줄줄 나오고 입에서 신 맛이 났었다.

 

일반식을 할 때도 역겹게 느껴졌던 투퍼데이의 향이 금식기간일때 배가되어 못 견딜 정도가 된 듯 하다.

구토까지 하고 나니, 안되겠다 싶어 제로펩시를 꺼내서 영양제를 한 알씩 섭취했다.

섭취한 것은 유산균 두 정, 투퍼데이 두 정, 칼마아연 복합제 1정, 비타민 C 2정.

 

참고로 금식중인 사람들 중에서 물 맛이 역해서 넘기기 힘든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얼음컵을 사서 담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시원하니 물 맛이 덜 느껴지고 잘 넘어간다.

 

 

 

8. 

그리고 단백뇨는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멈추질 않고 있는데,

찾아보니 금식 중이면서 자연히 단백질 섭취가 멈추게 되는데 그러면 단백뇨가 나온다고 한다.

꼭 소금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소금을 안 먹진 않을 것이다.

글에 따로 적진 않았지만, 체중계 앱에서 수분 수치가 소금 섭취 이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9.

현재 글을 쓰는 시간 6월 13일 일요일 오후 7시 30분.

이제 금식 175시간째다.

7일 하고도 7시간이 더 지났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아니 긴 시간이다. 7일 굶기 정말 힘들다.

좋은 점은 눈바디가 이전하고 엄청나게 차이나고 단추가 안 채워지던 바지가 이제는 잘 들어간다.

긴 시간 동안 금식을 성공한 건 나의 정신력하고

인터넷에서 내 글을 보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움 안 당하고 멋지게 14일을 채워보려는 바보같은 다짐이 이유의 전부이다.

그러니 댓글을 많이 달아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Zero 앱에 기록된 금식 시간 캡처본을 올리고 글을 마치겠다.

 

 

 

Zero 앱으로 기록된 약 175시간의 공복 상태. 100%가 초과되어 형광색으로 바뀌었다.

 

 

 

 

추신.

 

원본 글과 금식에 대해 따로 의견을 남긴 댓글들은 디시인사이드에 업로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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